덥치고 싶은 모습

색다른 테크닉, 할퀴기와 깨물기

열정적 사랑 뒤에는 가끔 목·가슴·입술 등에 붉은 상처가 남곤 한다.
격렬한 섹스의 훈장. 지난밤을 기억할 수 있는 둘만의 징표, 어찌됐든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사랑의 마크를 꿈꾼다. 할퀴기와 깨물기 테크닉은 상상만해도 짜릿하다.
삽입하고 피스톤 운동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할퀴고 깨물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불행하게도 당신은 열정의 도가니에 빠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섹스 중 할퀴기와 깨물기는 극도로 흥분하거나 육욕에 가득 찰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소녀경에 의하면 여성의 아홉 가지 기운 중 뼈의 기운이 충만했을 때 상대를 깨문다.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도 등장한다. 샤론스톤과 마이클 더글라스의 섹스 신에서 샤론스톤은 더글라스 등에 ‘그냥 확’ 하고 8개의 손톱자국을 내어 버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더글라스의 반응이다. 그는 “어디 감히 내 귀중한 등짝에 상처를 내느냐”고 화를 내기는커녕 더욱더 그녀에게 빠져든다.
언뜻 할퀴기와 깨물기는 과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의외로 상대방에게 색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성적으로 매우 흥분해 있을 때에는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일종의 도취 상태에 빠진다. 극도로 흥분했을 때 할퀴거나 깨물기에 따른 고통은 생각처럼 그렇게 크지 않다. 카마수트라는 성행위 중 할퀴는 방법과 할퀸 자국을 내는 매우 특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긴 여행을 출발하기 전, 여행에서 돌아 왔을 때, 화가 난 연인과 화해했을 때, 여성이 완전히 흥분 상태에 빠졌을 때’ 할퀴기를 시도하라고 한다. 떠나는 연인에게 남은 손톱의 상처는 연인에게 열정적 순간들을 떠올려 주는 사랑의 징표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굉장한 것이었나를 보여주는 사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랑의 징표가 다른 사람의 엉큼한 접근을 막을 거란 확신은 금물이다. 오히려 사랑의 마크가 그 열정을 재현해보고 싶은 욕망을 부추길 수도 있으니까.

할퀴는 방법으로는 보름달·초승달··호랑이발톱·공작다리 모양(5손가락 모두 사용)을, 할퀴는 부위는 겨드랑이 안쪽·목·가슴·입술·대퇴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꿈꾸는 사랑의 마크. 하지만 과격한 할퀴기와 깨물기 뒤에는 연고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상처가 나지 않을 만큼 가볍게 깨문다든지 상처가 나도 상관없는 부위에 실시하는 식으로, 고전적 방법을 약간 변형하여 사용하면 새로운 감각적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

카마수트라는 매우 강렬한 열정에 빠졌을 때 상대를 때리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사도마조히즘을 연상시킨다. 기본적으로 파트너와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섹스에서 모든 것이 허용하는 것이, 바로 탄트라와 카마수트라 그리고 타오러브가 지향하는 섹스이다.
카마수트라의 저자 바치야나는 남성과 여성이 삶과 사랑에 대한 기본적 기법과 그것들의 다양한 변형을 즐긴다면, 서로의 사랑이 식지 않은 상태로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신념은 그가 남긴 다음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매일 같은 것을 먹는다면 싫증이 나서 입맛을 잃을 것이다. 그러나 창조적 시도와 모험을 계속한다면 사랑의 게임에서 언제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