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키스는 섹스로 가기 위한 관문이다. 남자들이 원하는 마지막 종착역은 여자와의 하룻밤이고, 그 전에 스치는 손과 입술의 만남은 단순한 과정일 뿐이다. 하지만 여자들의 키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정신없이 빠져드는 섹스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키스가 더 좋다고 말하는 여자들은 서로의 입술이 닿아있는 그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육체적 관계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한 연인은 보다 성숙한 관계를 위해 섹스를 선택하지만 섹스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두 남녀는 어둠에 가려진 은밀한 시간 속에서 예기치 못한 서로의 차이에 당황하게 된다. 결국 섹스에 대한 남녀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보다 안정되고 완벽한 섹스를 위한 첫 번째 단계인 것이다. 때때로 남자들의 머리와 심장은 별개로 움직인다. 머리는 이성의 가느다란 끈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지만 그들의 심장은 이미 여자의 입술을 훔쳐내고 있다. 이런 습성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에게 섹스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가장 높은 신전과도 같다. 사랑하는 여자와 관계를 맺게 된 남자들은 자신들의 사랑이 그때서야 완성되었다고 믿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들의 감성은 오로지 사랑을 향해 예리하게 버려져 있어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남자들의 온기에 날카롭게 반응한다. 결국 여자들은 단순히 손을 잡는 것이나 포옹을 하는 것에도 섹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쾌락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키스를 섹스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두 사람의 체온을 나누는 방법이 키스가 되었든, 섹스가 되었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쳐지나가는 감정의 교류인 것이다. 남자들은 사랑 없이도 섹스를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사랑이 있는 섹스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의 쾌락을 가져다주지만, 애정이 완전히 배제된 채 이루어지는 육덕의 관계는 연인과 나누는 섹스와는 또 다른 성적 즐거움을 던져주게 된다. 자신의 곁에서 웃고 있는 연인을 마음속 깊이 사랑하면서도 다른 여자를 안을 수 있는 것이 남자이다. 어쩔 수 없는 남자의 본능을 욕할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남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섹스를 사랑하는 사람끼리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보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여자들이라는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사랑 없는 섹스를 하는 여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여자들의 본능인 애정에 대한 미묘한 갈망은 그것이 심지어 원나잇스탠드 대상이었다고 해도 자신도 모를 옅은 사랑을 느끼게 만들어 버리곤 한다. 이성적 판단능력이 부족한 여자들에게 쾌락만을 위한 육체적 관계는 위험한 사랑으로 다가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남녀의 차이는 실제 섹스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애정을 중요시하는 여자는 서로의 몸을 어루만지는 전희를 무엇보다도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삽입이나 사정을 섹스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이런 여자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성급한 사랑을 나누기 일쑤다. 결국 서로의 섹스관의 차이를 인식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관계야말로 신뢰와 믿음으로 만들어진 사랑의 궁전을 완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