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도솔천아..도솔천아..... 푸르뎅뎅 아이디로 검색 3시간 43분전 86 0 0 병장 29% × 짧은 글주소 복사 복사하기 Note! '복사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내 컴퓨터 클립보드에 복사됩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10) 도솔천아..도솔천아...... 나는 이종사촌 형의 장례식이 끝나자 고시원의 짐을 챙겨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지리산 자락으로 숨어 들었다.예전에 알던 선배가 속세를 떠나 지리산에서 집을 짓고 자연 속에서 생활을 하며 살고 있다는이야기를 들었기에 사람들에게 수소문해 위치를 알아내 찾아 갔다.선배는 내가 알던 예전의 이익에 급급했던 사람이 아니었다.개량 한복을 입고 지내며 간혹 마을에 내려가 천연 염색 일거리를 가져와 자급자족하는 생활에아주 만족해하며 편안한 얼굴로 살고 있었다.난 내가 가져온 책들을 보면서 나머지 시간은 선배를 도와 밭도 일구고염색에 필요한 풀들도 수집하며 문명이기를 멀리하고 살았다. 마음에 갈등과 번뇌가 정리되는데 1년의 시간이 걸렸고다시 세속으로 돌아갈 자신이 섰을 때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엄마였다.왜 엄마의 그 모습을 용서 못 했을까?엄마는 내 모든 허물을 받아 주고 이해했는데...... 생각이 정리되자 남자 아래에서 쾌락에 들떠 있던 엄마의 모습마저 너무나 아름다워난 한시라도 엄마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짐을 챙겨 선배에게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우습게도 가장 절실한 건 엄마의 몸이었다.당장이라도 안고 싶어 내 자신이 펑하고 터져 허공으로 산산이 흩어져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엄마의 교성도 젖어 빛나던 보지도 그리고 음란한 냄새를 풍기던 애액까지 어느 하나 날 유혹하지 않는 게 없었고,앞자락을 불룩하게 해 다니는 나를 사람들은 힐끗 쳐다 보았다.하지만 나에겐 그런 사람들의 눈길조차 달콤하게 느껴졌다.엄마를 만날 때까지 계속 그렇게 발기한 채로 있을 수 있기를 오히려 바랬다. “ 엄마..저 왔어요....엄마” 난 엄마를 불러 보는 것 만으로도 벌써 목이 메어 왔다.그러나 집엔 아무도 없었고 이웃에라도 나갔을까 여기저기 찾아 다니던 나를동네 아주머니가 보고는 달려와 등을 때리며 눈물을 지으시다 날 안고 통곡을 했다. “ 이런..불효 막심한 놈아........에구.....흑흑.... 이런 불쌍한 녀석....너 어떻게 살려구...에고~..흑흑흑....”“ 아줌마......왜 그러세요..네?” 난 불길한 예감에 목소리가 떨려 나오며 물었다. “ 이놈아..니 엄만.....흑흑.....니 엄만 세상 사람이 아녀....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살았길래....흑흑흑....” 아주머니의 말이 잠깐 머리 속을 울리며 이해가 안되다가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져 버렸다. “ 민아....민아..........” 어렴풋이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힘겹게 눈을 뜨자 누군가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다차츰 뚜렷해지더니 둘째 이모가 보였다. “ 이모......”“ 그래..정신이 드냐?....흑흑...인석아..이 무심한 놈아......흑흑.... 그렇게 엄마 없이 못 살던 녀석이...이제 어쩔려구.....흑흑...” 한참 후에야 겨우 진정을 한 이모가 이야기를 시작했다.내가 사라지고 엄마는 거의 전국을 날 찾아 헤맸다고 한다.나를 본 사람이 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어디라도 찾아 다녔고보다 못한 외사촌 형이 틈틈이 시간을 내서 엄마를 차에 태우고 같이 찾았다고 했다. 그러다 6개월 전쯤 누군가가 내가 지리산에 사는 선배를 수소문한 적이 있다는 소리를 해결국 사람들을 찾아 다녀 겨우 그 선배가 사는 곳을 알아내고 외사촌 형과 지리산으로나를 찾아 떠났다가 차 사고로 두 사람 모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난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후 발작을 일으켰다. 신경쇠약까지 걸렸다가 겨우 엄마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 나는엄마가 죽은 후 거의 집에는 오지 않고 여자들과 밖으로 도는 아버지도 그렇게 밉지가 않았다.어차피 엄마도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나에게 사랑을 주었으니 크게 분노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하지만 나 자신과 더불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외사촌 형수였다.나를 폐인으로 만들고 결국 그런 나 때문에 엄마와 외사촌 형 두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바로 그 여자..오 순....그녀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난 같이 죽으리라 마음먹고 찾아갔지만 이미 떠난 지 오래였고 친척들도 소식을 몰랐다.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수소문을 해 부산으로 찾아가 이종사촌 형수를 만났다.1년 사이에 완전히 변해 버린 이종사촌 형수를 보며 내가 영안실에서 모질게 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 형수..오랜만이네요....”“ 도련님.....흑흑.....어쩌면.....이렇게..흑흑... 정말 미안해요...정말...흑흑....”“ 형수..형수가 저한테 미안할 게 뭐 있어요?..... 오히려 그때 제가 못되게 굴어서 죄송했어요.... 그때 형수의 심정이 어땠을지...저도 이제야 알겠네요.....”“ 도련님...도대체 그 동안 어디 계셨던 거에요.....네?”“ 그냥..세상을 잊고 싶었어요......그런데....흑흑......” 우리는 이야기를 하다 다시 감정이 복받쳐 울음을 터뜨렸고 마음을 진정한 후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 형수..정말 이런 이야기..죄송하지만...형수밖에 없을 거 같아서요... 작은 형수....아니...오 순..그 여자 소식 아시죠?...... 형수는 알거라 생각해요.....다시 떠올리기 싫으시겠지만.... 제발 좀 알려 주세요..전..만나야 해요..... 아니면..전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갈 수 없어요.......”“ 도련님.....동서를 미워하면 안돼요.....그냥 잊으시면 안돼요?”“ 형수님.....제가 어째서 사라졌는지 아세요? 아니 이미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그 여자가 무용담처럼 자랑했을 테니....”“ 도련님..지금..무슨 나쁜 생각하시는 거죠? 안돼요..제발....동서도 그렇고 도련님도...제발....”“ 형수님...저 지금 결정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일단 만나야 해요....... 무릎을 꿇고 빌라면 빌 테니..제발 알려 주세요..” 내가 무릎을 꿇자 형수는 깜짝 놀라 나를 말리며 이야기를 했다. “ 도련님...동서가 떠나면서...제게 그랬어요.... 언젠가 도련님이 찾아 오면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 주라고.... 모든 건 자신의 업보니 자신이 달게 받겠다고... 단지 그 때문에 도련님이 잘못 될까 걱정하면서..... 목숨을 원하면 스스로 끓을 테니 행여 딴 생각 말고 찾아 오라고 전해 달라고 했어요..”“.........알려 주세요....” 난 속으로 또 나를 속이려 그 여자가 수를 쓴다고 생각하며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는형수에게는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말을 했다. “ 도련님..동서가 그렇게 말했지만.....안 되겠어요... 대신 이제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다음에도 결심이 안 바뀌면 알려 드릴게요... 원래 동서가 모든 걸 책임지고 도련님에게 말 하려고 한 것 같은데... 저 역시 일말의 책임이 있고...동서나 도련님이나 저한텐 모두 소중해요... 그러니 전 두 사람이 잘못 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어요...”“..일단...형수님의 말씀..들을게요.....”“ 휴~정말 힘든 이야기인데........도련님이 모든 걸 잊어버리면 덮어 두려 했는데...... 사고 난 경위는 들었죠?”“ 네...현성 형하고 엄마가 절 찾아....”“ 네..맞아요...그런데 남들은 알지 못하는 게 있어요........ 사고가 났을 때 병원의 기록에 있었던 걸 힘들게 무마시켰었죠...”“ 그게 무슨?”“ 잘 들으세요..절대 흥분하지 말고..... 두 사람은 현장에서 즉사를 했어요..... 그리고 이모님은......속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더군요......”“ 형수...지금 무슨 의미로!”“ 끝까지 들으세요...저도 이런 이야기 힘들어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진실을 밝히는 수 밖에 없어요..... 또 한 가지....현성씨 손톱 밑에서 이모님 DNA가 나왔어요.... 다시 말해 이모님의 체액이 묻어 있었어요....” 난 불현듯 영안실에서 외사촌 형의 차를 타고 은행에 다녀온 엄마를 차 안에서 만졌을 때흠뻑 젖어 있던 걸 보고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불안한 예감을 느꼈지만애써 부정하고 형수를 노려 보았다. “ 그 이야기를 한 건 제가 하는 이야기를 못 믿을 거 같아 증거로서 먼저 이야기 한 거에요... 도련님은 동서나 제가 도련님에게 왜 그랬을 거 같아요? 우리가 착한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순진하고 착한 도련님을 그냥 장난 삼아 그랬을 거 같아요? 동서가 복수를 하고 싶어 했고 전 도왔을 뿐이에요.... 도련님에겐 미안했지만 가장 소중한 걸 뺏긴 동서가 가장 소중한 걸 상처 입혀 이모님께 복수하려 한 거에요... 동시에 현성씨에겐 동생에게 아내를 뺏기는 걸로 복수를 하고.....”“ 그렇다면..처음부터..날..?”“ 네....현성씨와 이모님...두 사람의 관계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요.... 도련님은 아마 모르겠지만 이모님은 도련님 면회를 간다며 서울로 와서 현성씨와 같이 차를 가지고 떠난 게 10번 가까이 되요..... 처음엔 의심을 안 했는데...... 시장 사람들 하나가 현성씨가 모텔에서 여자랑 나오는 걸 봤다는 소리를 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면회를 간다고 떠난 날짜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행거리를 체크하니 강원도까지 갔다 온 거리가 아니었어요... 아마 면회를 그 만큼 오지 않았을 걸요? 그래도 설마 하다 의심스럽게 보기 시작하니 모든 게 의심스러워 병이 날 지경이 된 동서가 흥신소에 의뢰를 해서 결국 두 사람의 밀회 증거 사진을 찍었어요..... 모텔에 드나드는 사진부터.....차에서 성관계를 가지는 것까지...... 이제 아셨어요?....도련님에게 마지막으로 보여준 그 일의 의미를.... 동서 이야기론 도련님께 상처를 입힌 것만으로 후회가 되어 포기하려 했었다더군요... 근대 그때 도련님이 저한테 그러는 걸 보고..결국 마음을 그렇게 먹었는데...... 이렇게까지 일이 생길 줄은......” 멍하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외사촌 형수가 했던 말들과 행동의 의미가 조금씩 명확해졌다. “ 어때요..아직도 복수를 할 생각인가요? 물론 사람의 목숨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없겠죠.... 하지만 그건 사고였어요...그것도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부주의했던..... 동서는 절로 들어 갔어요..... 사진이나 증거들을 모두 태우고...... 수행이 끝나면 계를 받고 출가할 거에요.... 남은 여생을 두 사람의 명복을 빌며 죄를 조금이나마 갚겠다고.... 하지만 동서도 피해자에요....... 가해자는 이미 없고 피해자만 남았죠.... 이제 이야기가 끝났으니 말씀하세요.... 아직도 원하시면 있는 곳을 알려 드릴게요...”“ 흑..흑......형수..나는 어떻해야 하나요.....엄마를 미워해야 하나요? 그런데..지금도...모든 걸 다 알았는데도..... 엄마를 원망하기보다...못 견디게 보고 싶어요...흑흑....... 형수..혹시라도 작은 형수 만나게 되면 행복해지라고 하세요.... 속세를 떠나는 게 진정 행복하다면 그렇게 하시고..... 단지 죄책감 때문이라면 그러지 말라고.... 저 같은 죄인도 이렇게 살아 있는데.....흑흑흑......” 난 다시 짐을 정리해 지리산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엄마와 외사촌 형과 이종사촌 형의 업이 씻기길 기원하고 두 형수의 행복을 빌며매일 돌을 날라 탑을 쌓으리라 결심하면서....... (끝) =====================================================================================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__) p.s --- 도솔천의 뜻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뒤늦게 도솔천에 대해 올립니다... 도솔천이란 말은 불교 용어로서 불교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하늘(天) 중 미륵보살이 거하면서 아직 석가에게 교화되지 못한 중생들을 위해 설법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미륵보살이 살고 있는 서방정토 입니다.... 댓글에 어느 분이 말씀하셨 듯이... 인생이란 게 고뇌 속에 결국 돌고돌아 무상하기 짝이 없는 공(空)이란 의미에서 택한 제목입니다... 0 로그인 후 평가 가능합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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