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하숙집의 그녀들 -- 단편

2022.03.26 14:13 18,86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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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의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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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네 방좀 구하고 싶어서요..."


서울에 온지 이제 한달.


고시원을 전전하다 그곳은 정말 살곳이 못된다는걸 깨달은 내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 바로 대학가 근처의 하숙이었다.


나름 시골출신이지만 구질구질한건 싫다고 자부한 나였다.


이런 나의 취향과도 알맞게 어디가서 외모로 지적받은 적 없는거 또한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지도 모를 내 자존심이었다.


다 좋은데 꽉 막힌 그 공간이 싫어 어쩔수 없이 난 그나마 나은 하숙행을 택했다.


"남자분이신가봐...저희는 여대 앞이라 남자 하숙생이 없어요 학생.."


수화기 속의 아주머니가 당혹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여자뿐이다? 더더욱 들어가야할 이유가 아닐 수 없었다.


나름 고향의 젊은 여성들은 다 내 앞에서 치마끈 풀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만큼 여자편력이 심한 나다.


나는 좀더 공손하게 하기 위해 수화기를 막고 헛기침을 했다.


"아 그래요...하지만 거긴 각자 방이 분리된 복도형 건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화장실이나 이런건 다 방마다 있잖아요. 


밥먹을때만 마주치는건데 방해 안되게 잘있겠습니다."


"음...그래요... 그럼 일단 방을 보러 오겠어요?"


수화기속의 아주머니는 당황한듯 싶었지만 공손한 내 태도에 맘을 놓은듯 했다.


게다가 가방끈이 짦은 나도 안다. 지금은 방학기간이라 계절학기 듣는 몇몇이나 한가한 몇몇빼고는 학생이 없다는거..


하긴 하숙도 한철 장산데 이런 비수기에 학생이 오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지 않을까?


나는 잠자코 차를 몰아 하숙집으로 향했다.


고시원갔었던 주제에 차는~~이러면서 비난했던 친구놈들도 있다.


하지만 뭐랄까 차는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고 지금은 유행지난 이 SUV차량은 밥을 굶을지언정 팔녀석은 아니었다.


게다가 취직되면 가장 필요한게 차아닌가? 


이런저런 쓸대 없는 상념속에서 하숙집에 도착했다.


-블루하우스-


꽤나 촌스런 이름이 아닐수 없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않은 건물형태였다.


흡사 홍콩영화에 나오는 복합아파트의 느낌이었지만 외관은 꽤 그럴싸한 오피스텔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기다란 복도가 나타났고 모두 8개의 방이 있었다.


모두 철문으로 되어 있어 하숙집보다는 자취생들의 아파트 같은 분위기였다.


가장 맨처음문에 친절하게도 상담/문의라는 글이 붙어 있었고 그 현관이 주인집 현관문이라는것을 알아냈다.


똑똑.


"네 들어와요."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은은한 라벤다 향이 났다.


초등학교때 처음 친척누나방에 갔을때의 느낌과 비슷하다랄까?


때마침 식사시간인지 5명정도 되는 여자들이 식탁에 있었고 30대초반으로 보이는 고운 아주머니가 나와 반겼다.


'전화상으로 들었던 것보다 꽤나 젊군...'


"안녕하세요 아까 전화드렸던 사람입니다."


나는 생긋웃어보이며 식탁에 있는 여자들을 하나하나 그렇지만 빠르게 시선을 훑었다.


그녀들은 약간 동요한듯 서로 속닥속닥 거리고 있었다.


"그래요.어서와요~ 아이구 참 키도 크고 잘생겼네."


상업용멘트겠지..피식웃음이 나왔지만 착실한 이미지를 위해 싱긋 웃었다.


"감사합니다. 주인집 누나도 미인이세요."


"아이고 누나는 무슨...낼 모레 34인데..호호"


아줌마치고 누나소리 싫지 않은 법이다.


살짝 웨이브를 넣은 주인 아주머니는 30대지만 나름 20후반의 노처녀로 봐도 무방할 무난한 스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뒤에 앉아있는 여대생들...


조금 우려했었는데 훌륭한 외모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뭐랄까 모델급 미스코리아급이라기 보다는 개성적인 미를 각자 뽑내고 있었다.


"방이 있다면...들어와도 될까요?방해하진 않겠습니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잠시 뒤를 돌아 여대생들을 살짝 보더니 대답했다.


"그래요..내집이려니 생각하고 편히 있어요. 방세는 광고보고 걸었다고 했으니 잘알거구요."


아주머니는 눈웃음을 살짝 지어 보였다.


"언니! 여기 여자들만 사는 금남 구역이잖아요!"


한 여자가 뾰로퉁한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날 쏘아보았다. 


핑크색 가디건을 입은 긴생머리의 여성이었다.


"승희야. 무슨 너랑 같은방쓰는것도 아니잖니! 게다가 직장구하는 학생이라는데 방도 따로있고..밥먹을때만 마주칠텐데 


뭘그렇게 흥분하고 그래. 그리고 예의없이 사람앞에두고."


승희라고 불린 그녀는 그래도 불만이 있는지 밥먹던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내옆을 휭하고 차갑게 지나가 현관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아이구..미안해요 저애가 워낙 직설적이어서 요새애들 다 그렇잖아 왜...호호"


아주머니는 손사레를 쳐가며 말했다.


"아닙니다.거부감이 드실수도 있지요 그치만 조용히 매너지키면서 살겠습니다."


"그래요~~얘들아 니들은 괜찮지? 이렇게 잘생긴 총각오면 너희들도 좋지 뭘그래~~"


아주머닌 뒤를 돌아보며 너스레를 떨었다.


"네 언니 괜찮죠 저희야 호호."


그중에 유일하게 대답한 여대생이었다.


단연 관찰을 하게 만들었다.


시원한 나시티에 트레이닝복.짧게 자른 단발머리,고양이 형으로 옆으로 긴 눈. 한눈에 봐도 남자를 싫어하는 년이 아니라는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름 여자경험많다고 자부하는 나는 천천히 눈에 익혀두고 요것들을 다 맛보리라 마음먹었다.


"서민혁입니다. 27이구요. 취업때문에 올라왔습니다."


나는 생긋웃으며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강소명이에요. 3학년이구 스물넷이에요. 잘부탁해요 오빠~~호호"


유일하게 대답했던 그 여대생이 친절히 눈웃음을 치며 답해 주었다. 


"전 현지혜라고 해요..일본어학과고..신입생이구요..20살입니다.."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옆의 소녀가 말을 이었다.


짧은 머리에 파마를 했으며 옷역시 단정하게 입는걸로 봐선 꽤 순진해 보였고 피부역시 청순형다운 흰 피부를 자랑하고 있었다.


'내성적인가 보군. 저년은 천천히 작업해서 벗겨먹어야지..'


내 웃는 얼굴을 보면 이런생각을 하는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분명했다. 자연스레 옆에 여성을 쳐다보았다.


긴생머리를 틀어올려 포니테일로 묶은 매우 귀염상의 여성이었다.


흰 면티를 입었지만 꽤 글래머러스해서 그녀의 가슴굴곡은 터질듯 팽창해 있었다.


"유화인선 이라고 해요...25살이구요..잘 부탁합니다."


'유화인선? 특이한 이름이군'


"아 성이 유씨고 이름이 세글자에요. 조금 특이하죠?하하.."


멋적은듯 화인선은 귀엽게 싱긋 웃었다.


자연스럽게 마지막 남은 여성에게 시선이 갔다.


오...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약간 까무 잡잡한 피부에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


몸에 딱 붙는 관능적인 트레이닝 복.


앉아 있는데도 눈에 띄는 허리라인에 이쁜눈을 가진 섹시형의 미녀였다. 


"유한영이라고 합니다. 소명이랑 동갑이구요.잘부탁해요."


그녀역시 무관심한 얼굴로 말했지만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은근히 훑어보는 눈치였다.


그래...여자들끼리 살았으니 남자 호기심은 당연한거 아니겠니 후훗.


"아참, 아까 나간애는 채승희. 민혁이 학생하고 동갑이고 얘들중 가장 큰언니에요.대학교 조교보고 있지요"


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까칠녀의 신상을 내게 알려주었다.


"자 그럼 방을 보러 갈까요?이사는 당장 올수 있죠?"


"그럼요..물론입니다.지금이라도."


나는 아주머니의 뒤를 따라 가기전 그녀들을 향해 씩 웃는것을 잃지 않았다.


간만에 가슴이 설레며 취업난의 내 엿같은 상황이 마치 구름뒤의 맑게 갠 하늘처럼 밝아지는걸 느꼈다.


'그래...반갑다...다섯명의 젊은 여대생과의 생활이라..재미있겠어 후훗...'


채승희 27 관광경영학과 조교


강소명 24 사회복지학과


현지혜 20살 일본어학과 


유화인선 25 무용학과


유한영 24 사회복지학과 


하숙집아주머니 34 


주인공 서민혁 27 취업준비생.


처음 보시는 분들은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보다가 계속 위로 올려야 하는 짜증남이 있기에 작품이 다작 되기전까지 등장인물을 먼저 씁니다~^^


1부 - 작전의 시작


 


"휴 방이 넓어서 가구를 나름 들여놔도 꽤 남네요~고마워요 누나."


고작 삼일 사이에 주인집이랑 친해진듯 난 너스레를 떨었다.


승희를 제외한 여자들도 청소며 인테리어며 이것저것 도와주었다.


"소명씨랑 지혜씨랑 인선씨 또....한영씨두 너무 고맙구요"


나는 피식웃으며 그녀들에게 인사했다.


소명이만 내 시선을 그대로 받으며 생긋웃었다.


"뭘요 오빠~전 오빠없이 자라서 오빠들이 좋더라.도와줄거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요~"


콧소리까지 살짝 섞는걸 보니 저게 가장 물건일 거 같았다.


"고마워요 정말.휴 이거 땀좀봐.."


나는 위에 있는 티셔츠를 한장 훌렁 벗어버렸다.


물론 안에 나시티를 입고있었지만 벗다보니 나시티도 같이 말려올라가며 복근이 살짝 그녀들에게 공개되었다.


"와우.."


소명이만 살짝 탄성을 질렀고 나머지는 딴청을 하면서도 슬금슬금 보는것이 뒤통수로도 느껴진다.


고등학교까지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로 나름 자신있는 몸이었다.


괜시리 팔뚝에 더욱 힘을주며 뒤를 돌아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소명이가 눈을 반짝이며 내몸을 노골적으로 훑어보았다.


'역시나...내 여자보는눈은 아직 죽지 않았다..강소명..이년이 가장 먹기 쉬운상대일거야.'


마침 방문이 빼꼼 열리더니 까칠녀...승희가 들어왔다.


"아깐 미안했어요.하지만 여긴 여자들만 있는곳이에요. 식사할때만 마주치겠지만 각자 개인사생활 보호하는 차원에서


매너있게 생활해주셨음 좋겠네요!"


까칠녀 승희는 내가 말할 틈도 없이 실컷 지껄이고는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이해해요...승희언니는 남자를 싫어해서.."


화인선이 괜시리 자기가 다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뇨..괜찮습니다. 여성분들끼리 살고 있던곳에 괜시리 제가 들어와서 방해한거 아닌가 몰라요."


나는 방긋 웃으면서도 마음속으론 남몰래 칼을 갈았다.


'채승희.....너는 내가 기필코 소명이 다음으로 딴다...기다려라..'


나는 또 생각과는 다른 미소를지으며 모두에게 말했다.


"오늘....이사한 기념으로 제가 술한잔 방에서 대접하고 싶은데..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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