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바보 뚱보 야야 지나간 나의 이야기들

2024.04.17 08:50 5,878 2

본문

나는 사실 잘 생겼지 학창 시절 내내 3등 안에 있었어 그러다가 사업을 실패하고 도피처럼 일본으로 건너간 거야 그곳 중소도시 시골 한적한 마을에서 그 뚱녀를 만나게 된 것이지 식당의 왠 뚱뚱한 여자 웃는 얼굴을 보인 적은 없지 우울해 보이지만 순하게 생긴 순둥이 뚱보야 치아는 고르지 않아


역시나 일본녀니깐 치석도 있는 듯싶고 그래도 내가 가면 나름 친절하게 음식을 서비스하지 매우 뚱뚱하고 못 생겼어 그 애를 내가 먹게 되고 예뻐해 줄 줄이야 부조화된 내 인생 그래도 나름 그 자존심까진 버리고 싶지 않았는데 우월감 선민의식 엘리트의식에 쩔어 그런 못생기고 머리 나쁜 뚱보라니


아무리 굶어도 이건 아니잖아 그래도 도피 중이었기에 잠시 살림하며 내 청소와 음식을 해줄 그리고 떡을 무한히 줄 년을 찾아야지 어떻해 아쉬운 대로 꼬셨지 천천히 말을 걸고 몇 날에 걸쳐서 그러다가 뚱보보고 야야 우리 더 맛있는 식사 하러 가 볼래 라며 안심을 시켜줬어


사실 그 뚱보 야야는 그 동네에서 매우 쉬운 여자야 초경을 치르기 전부터 불량한 남자애들이 돌려가며 먹어도 항변이나 저항도 못했지 어쩌면 그런 반항이 자신에겐 사치로 느껴질 정도로 자존감도 낮고 그랬던 것 같아 다만 장점이라면 순하고 시키는 대로 뭐든지 잘 해낸다는 정도


뭐 그렇다고 머리가 꽤 좋은 것은 아니고 술 담배 유흥 이런 것은 못해 1933년생 아버지는 좀 포악하고 엄했던 것 같아 보호해줘야 할 부모가 이러니 동네나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오히려 혼만 났다고 그래서 입을 닫고 살았던 듯싶어 떡을 치고 3개월 뒤에 울면서 말하데


어쩌면 그 울음을 보고 나는 결심을 했던 것 같아 그래 재기하자 그래서 이 뚱보 야야와 정식으로 함께 살자 사랑스러웠어 그리고 가능성도 보았지 한 번도 반항을 안 하더군 하라는 데로 뭐든 했으니깐 일본어가 좀 어렵지 한자를 알아야 하고 그러니 구구단도 다시 알려주고


어쨌든 책에 흥미를 갖도록 마음을 풀어줬지 한 번도 나는 화를 내지 않았어 야야에게는 화를 내지 않았는데도 항상 고개를 떨구고 자신이 잘 못 한 게 있다면 뚝뚝 눈물을 흘리더군 셈을 먼저 하고 얄미운 강남 여우년들과는 근본이 달랐지 못 생겨도 좋다고 판단이 선 거야

3
로그인 후 평가 가능합니다.

댓글목록 2

페페님의 댓글

페페 2024.04.20 16:36

남들과 다른 삶을 사신것 같네요...

늙은할배님의 댓글

그냥.. 뭐..ㅎㅎ.. 어쩌면 누구나가 겪었을 수도 있었을 것 깉아요

전체 6,244 건 - 77 페이지
제목
리치07 4,193
리치07 3,552
리치07 3,364
리치07 3,564
리치07 13,184
Handy77 12,709
고목 8,901
자룡조 8,315
자룡조 11,215
리치07 5,466
리치07 3,988
리치07 3,673
리치07 3,473
리치07 17,027
Handy77 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