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늙은 말이, 집으로 돌아가듯(老馬還家格)

2024.05.28 22:09 1,784 1

본문

한 선비가, 여종과 더불어 자주 밀통(密通)하여 왔는데, 아내에게 한번 발각된 이후로는, 사사건건 들통이 났다. 

그래서 한 벗에게,

"여종과 놀아나는 게 재미치고는 별미인데, 매양 아내에게 발각되니, 무슨 수가 없겠는가?"

하고 상의하니,

벗이,

"내게 묘법(妙法)이 있으니, 그대로 한번 실행 해 보게나."

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여종과 밀통하는 열 가지 요령이 있으니, 이를 간비십격(奸婢十格)이라 한다."

 

"그 첫째는, 굶주린 호랑이가, 고기를 탐하듯 하는 기호탐육격(飢虎貪肉格)이니, 이건 그대가 여종을 품어보고자 하는, 그 결심의 단계를 말하는 것이요,"

 

"둘째는, 백로가 고기를 엿보듯 하는, 백로규어격(白鷺窺魚格)이니, 이것은 품어보고자 하는 여종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엿보아 두어야 함을 말함이요",

 

"셋째는, 늙은 여우가 얼음 소리를 듣듯 하는, 노호청빙격(老狐聽氷格)이니, 아내가 깊은 잠이 들었는지를 엿보고 살핌이, 물고기를 잡으려는 여우가 얼음판에 귀를 대고, 얼음 아래 노니는 고기 소리를 듣듯, 하여야 함을 말함이요,"

 

"넷째는, 매미가 껍질을 벗듯 하는, 한선탈각격(寒蟬脫殼格)이니, 이것은 밤중에 아내 몰래 몸을 살그머니 이불에서 빼어내는 것이, 매미가 허물을 벗듯 하여야 함이요,"

 

"다섯째는, 고양이가 쥐를 희롱하듯 하는, 영묘농서격(靈猫弄鼠格)이니, 이것은 여체를 여러 가지 기교로 희롱함이, 마치 고양이가 쥐를 희롱하듯 하여야 함이요,“

 

"여섯째는, 매가 꿩을 차듯 하는, 창응박치격(蒼鷹搏雉格)이니, 이것은 여체를 희롱하다 번개처럼 빠르게 눕히는, 과단성을 말함이요,“

 

"일곱째는, 옥토끼가 약 방아를 찧듯 하는, 옥토도약격(玉兎搗藥格)이니 이것은 눕혀놓은 여체의 옥문(玉門), 양물(陽物)을 진퇴(進退) 시킴이, 옥토끼가 약 방아를 찧듯 하여야 함을 말함이요,“

 

"여덟째는, 용이 여의주를 토하듯 하여야 하는, 여룡토주격(驪龍吐珠格)이니, 이것은 양물을 진퇴 시키다 사정(射精)할 때, 마치 용이 여의주를 토해내듯, 시원하게 하여야 함을 말함이요,"

 

"아홉째는, 오나라의 소가 달빛을 머금듯 하는, 오우천월격(吳牛喘月格)이니, 이것은 사정 후에 피로하여, 급해진 숨결을 이처럼 빨리 조용하게, 안정시켜야 함을 말함이요,“

 

"열째는, 늙은 말이 집으로 돌아가듯 하는, 노마환가격(老馬還家格)이니, 이것은 숨결을 고른 후에는 자취를 감추어, 자기 방으로 돌아가 마침내 아내 옆에 조용히 잠들기를, 늙은 말이 집에 돌아갈 때와 같이, 조심스레 하여야 함을 말함이라."

 

"앞으로, 이 요령대로만 행하면 낭패 보는 일 없이, 만사형통하리라.“

하니.

선비는,

벗의 말에 공감하며, 그 뒤로는,

이를 일러 준 친구를, 십격선생(十格先生)이라 부르며, 공경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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