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공원에서 1부

2021.09.28 08:03 13,451 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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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여러 달 전. 금융정책상의 잘못으로 국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돈이 일시적으로 없어지

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때문에 많은 기업이 돈을 구하지 못해 멀쩡한 상태로 부도가 

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게 부도가 난 기업은 수많은 실업자들을 배출했고 그들 중

 몇몇은 다시 직업을 구하기도 했지만 상당수가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어버렸

다. 이들은 자연히 국가와 사회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었다.


**구 **동 주택가에는 공원이 있었다. 낮에는 주위 동네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였고 밤

에는 연인들의 괜찮은 데이트 장소였는데, 이곳이 언제부터인가 노숙자들이 모여서 밤

을 새는 곳이 되어가고 있었다. 노숙자들은 나름대로 조심했기 때문에 아직은 동네에

서 나서서 노숙자들을 몰아낸다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니 아직 노숙자들이 

여기서 자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 넘었다.


나미는 밤늦게 이 공원을 가로지르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집으로 가

려면 이 공원을 지나가야 했다. 밤늦게 이 길을 지나가기는 조금 껄끄러웠다. 위험하

거나 해서가 아니었다. 환한 가로등이 비추어 주고 주택가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불량

배들이 모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왜 지나기가 껄끄러운가 하면 밤의 이곳은

 연인들의 장소가 되어버린다. 곳곳의 벤치마다 앉은 연인들은 키스를 하거나 애무를 

하면서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이제는 완전히 그런 장소로 인식되어 버린 건지 

연인들은 다른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고 서로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이 곳을 지나가게 되면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이 더 쑥스럽고 어색해져버리는 

것이었다.


키 158 cm에 몸무게 43 kg의 아담한 체구를 가진 그녀였으나 가슴 88, 허리 59, 힙 86

 의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귀엽게 보면 귀여워 보이고 예쁘다고 

보면 예쁘다고 볼 수 있는,  하여튼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었으며, 성격은 구김살 없

이 밝고 쾌활했기 때문에 주위에 남자들이 많이 붙는 편이었다. 주위상황을 아랑곳하

지 않고 약간은 생각 없이 떠드는 경향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것은 오히려 그녀의 미모

덕분에 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해로운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올해 **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여름이 막 지나려는 지금 벌써 세 번째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

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세 번째 남자친구에게 그녀는 처녀를 바쳤고 그 뒤로도 매번

은 아니지만 데이트 때에는 자주 성 관계를 가졌었다. 오늘도 그랬다. 11시가 넘은 지

금에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섹스가 길어진 탓이었다.

그녀는 오늘 머리를 양쪽 귀의 바로 위에서 묶어서 양쪽으로 내린 헤어스타일을 하였

다. 그냥 놔두면 머리카락은 어깨를 덮는다. 머리 모양도 예뻐서 그렇게 해도 예쁜 얼

굴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귀여움이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귀여운 얼굴이 되기도 하고 예쁜 얼굴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귀여운 쪽으로 했던 것이다. 웃옷은 목을 감싸는 갈색 나시 티를 입었고 아래에는 무

릎위로 10cm 정도 올라간, 엉덩이에 짝 붙으면서 밑으로 내려오면서 약간 퍼지는 미니

스커트를 입었다. 키가 작아서 결코 다리가 길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앉은 키는 작았

다. 즉 상대적으로 키에 비해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미니스커트도 잘 어울

렸다. 조그마한 핸드백을 매고 있었고, 신발은 통굽구두를 신고 있었다. 신발은 평소

에는 보통 샌달을 신는다. 키가 작은 것에는 별로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는 그녀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왠일인지 10cm가 넘는 통굽구두를 신고 나왔었다. 그것이 

그녀를 오늘밤 지옥으로 몰고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 너무 늦었어. 역시 여기는 밤에는 지나가기 껄끄러워.'

나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공원으로 들어섰다. 곳곳에 연인들이 모여서 남의 눈은 상

관하지 않고 그들의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원래 이런 곳이라 이 시간대에 일반인은 

잘 지나가지 않고 지나가도 모른 척 하면서 걸어간다. 그녀 스스로도 남자 친구와 여

기에서 키스와 애무를 한 적이 있었다.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했던 남자친구가 여기에

서 분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덤벼들었던 것이다. 그때 키스를 하면서 그 남자친구

의 손은 그녀의 가슴을 쉴새없이 주물러 댔고 결국 아래로 내려가서 바지위로 보지를 

쓰다듬었다. 섹스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남자에게 옷을 벗기가 힘들다며 강하게 거절을

 하여 겨우 포기시켰던 적이 있었다. 그날은 긴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아마 치마를 

입고 있었으면 섹스까지 하지 않았을까? 라고 그때를 생각하면서 나미는 이 껄끄러운 

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꺅!"

가벼운 비명소리와 함께 나미가 앞으로 엎어졌다. 익숙지 않은 통굽구두를 신고 걸음

을 빨리하다가 구두의 앞 굽이 보도 바닥의 약간 올라 나온 곳을 치고 말았던 것이다.

 중심이 앞으로 쏠려 흐트러진 그 상태에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몇발짝 더 앞으로 뛰어

 갔으나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

엎어진 상태에서 일어나 앉아서 무릎을 보니 무릎이 조금 까져있었다.

"흐앙.. 어떡해... 상처가 나버렸네.."

그 때 나미는 누군가가 자기를 쏘아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넘어진 곳에서 오른쪽 앞

의 가로등 밑의 잔디에 앉아서 한창 열을 내고있던 연인들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창 달아오르는 찰나에 나미가 소릴 지르면서 넘어지고, 그렇게 넘어지고 나서도 빨

리 일어나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기분이 식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아..아하하.. 죄송합니다."

나미는 그렇게 부끄러운 듯 미안한 듯한 사과를 하면서 일어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고

개를 숙였다. 그때였다. 고개를 숙인 나미는 오른쪽 숲의 나무 밑에 뭔가가 나무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있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 보았다. 움

직이고 있었다. 다시 자세히 보니 그것은 사람의 손이었다.

'뭐야. 사람 손이잖아? 그럼.. 엿보기? 나쁜 사람 같으니.'

몰래카메라나 엿보기에 대해서는 나미도 알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굉장히 기분 나쁜 

것이었다. 남자친구와 섹스도 자주 하고 이제 슬슬 그 맛과 쾌감도 알아가는 중이었다

. 언제라도 그와는 섹스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자기와 남자친구의 모습

도 언제든지 그런 몰래카메라에 찍힐 수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야! 거기 누구야. 숲에 숨어 있는게 누구지?"

숨어 있는 사람을 쫓아내 버릴 생각으로 나미가 소리를 질러버렸다.

"꺄악! 누가 보고 있대."

"도대체 어디야? 어디?"

나미의 앞에 있던 두 사람이 깜짝 놀라 일어나면서 소리 쳤다. 그 소동에 놀란 그림자

는 재빨리 자리를 떠서 숲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걸로 소동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싫어! 누가 우릴 보고 있대. 자기야."

"나쁜 놈 같으니. 여기 못 있겠구나."

"어디야? 어디? 누구야?"

"아. 씨*. 기분 나빠. 여기도 안심할 곳이 못 되는군."

나미가 지른 소리와 그녀의 가까이에 있던 연인들의 비명을 들은 그 공원의 연인들이 

전부 자리를 떠나 버린 것이었다. 다들 정말 민첩하게 도망가버렸다. 이 공원에서 연

인들끼리 키스나 애무, 가끔은 섹스를 하는 것이 떳떳하게 공개할 일은 못 되는 부끄

러운 것이었던 때문인지 몰라도 순식간에 공원은 텅 비어 버렸다. 무릎이 아파서 일어

나지 못하고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앉아 있던 나미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연인들을

 감탄하면서 보고 있었다.

"정말 빠르네. 순식간에 이렇게 비어버릴 줄이야."

통증이 가라앉자 나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중얼거렸다.

"뭐. 괜찮겠지. 그런 나쁜 짓 하는 놈은 여성의 적이라고. 헤헷. 골탕먹였다. 자자. 

빨리빨리 집에 돌아가야지. 후후."

나미는 그렇게 말하면서 뭔가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걸어가던 나미가 조용한 공원의 중간쯤을 지날 때였다.

'헤.. 너무 조용하니까 약간 이상한데.'

그런 생각이 들면서 겁도 조금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별일이야 있을려고.'

그 순간. 나미가 걷고 있는 곳의 바로 오른쪽 옆의 숲에서 사람의 손이 튀어 나왔다.

"꺄악!"

짧게 울린 비명을 한번 지르고 나미는 더 이상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뛰쳐나온 손이

 나미의 팔을 잡아 당겨 자기 쪽 숲 속으로 끌고 와서는 순식간에 목을 조르고 입을 

막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입을 확실하게 막고 있음을 알고 그 사람은 목을 조른 손으로

 나미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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