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병준의 첫경험 4부

2021.11.01 13:19 9,05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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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준의 첫경험 

병준과 기수 어머니: 그로부터 6년,1983년 5월 1일


수술 메스를 든 과장은 조심스레 자궁에 열기 시작했다. 붉은 피가 갈라진 자궁으로부터 쏟


아지기 시작했다. 과장은 튀는 혈액을 밀어 내며 절개 부위를 깊히 했다. 자궁이 뚫리고 또


양막이 터지자 맑은 양수가 터져 나오며 태아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과장은 양손의 검지 손


가락을 자궁에 열린 틈으로 밀어 넣어 양측으로 자궁을 찢듯이 벌렸다. 이것은 병준이 좋아


하는 수술 방법이 아니었다. 가위로 자궁 근육 층을 자르는 것이 후에 봉합하기에도 편했는


데 과장의 급한 성격으로는 그럴 수 가 없는 모양이었다. 김 선생이 산모 배에 올라타듯이


산모의 배를 누르자 태아가 찡그린 얼굴을 세상에 내어 밀었다. 병준은 스포이드로 코와 입


에 들어 있는 양수 등의 분비물을 뽑아 냈다. 과장은 태아 머리를 잡아 몸 전체를 산모의


몸에서부터 잡아 꺼냈다. 태아의 가슴을 쥐어 짜듯 훑어 자극을 주자 이윽고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탯줄을 김선생이 기구로 두군데를 잡자 과장이 그 사이를 가위로 잘랐다. 병준이


태아를 들어 기다리고 있는 신생아실 간호원에 전해 주었다. 누가 태어나는 것이 아름답고


신비한 순간이라고 미화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아기 낳는 과정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


일 것이라고 병준은 생각하고 있었다. 병준은 다시 과장 옆에서 시야를 가리는 피를 닦았


다. 과장의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궁 근육 층을 두겹으로 꼬매고 난 후에야 큰


출혈은 없어졌다. 이것으로 숨가쁜 시간은 다 지난 것이다. 이제 부터는 과장의 재미없는


농담에 웃어 주거나 낯뜨거운 농담에 맞장구치는 김 선생의 재주를 관람해야 할 시간이다.


"과장님처럼 수술을 빨리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김 선생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한 아부는 당당한 신념 같아 보인다. 병준은 당


당하게 아부할 수 있는 김 선생이 신기했다.


"나머지는 김 선생이 닫아 줘."


과장이 니들홀더를 김 선생에게 주며 기분 좋게 물러섰다. 맹수가 먹다 남긴 먹이를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김 선생은 기뻐했다. 그러나 병준으로서는 또다시 김 선생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김 선생 복막부터 닫기 시작했다. 그는 솜씨가 없는 편은 아니었


다. 도리어 훌륭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병준이 그를 싫어하는 것은 그가 옳지 못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의 판단이 옳았다. 그런데 자신이 옳다는 것을 그 자신이 지


나치게 내세우는 점이 병준으로서는 싫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미움이었다. 그를 싫어하는


것은 병준뿐이 아니었다. 다른 동료 수련의 뿐 아니라 심지어는 수술실 간호원과 마취과 간


호원들도 그를 미워하는 것 같았다.


"지금 분만실에 산모 몇 있지?"


몰라서 묻는 질문이 아니다.


"다 잘 될 것 같아?"


이것도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다.


그는 수술실에 들어오기 전에 분만실 산모를 점검한 것이 틀림없다.


"별 문제 없으면 인턴하고 해결하고 끝나면 연락해. 끝나야 오늘 회식 나간다.."


피부 봉합이 끝나자 김 선생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수술실을 나갔다. 혼자 환자를 회복실까지


나르는 것은 무척 힘든다.


"좀 같이 날라주면 안돼나."


여지껏 아무 말없던 간호원이 불평했다. 병준과 간호원이 환자를 들어 이동 침대에 옮길 때


마취과 의사가 환자 머리를 들어주었다. 병준은 회복실에서 수술지를 썼다. 이 병원은 수술


도 많아 조금만 늑장 피우면 일이 한없이 밀려 버린다.


"파견 나오셨어요."


커피를 들고 간호원이 병준에게 물었다. 병준을 위해 커피를 탄 모양이었다. 눈동자가 까만


간호원이었다. 같이 수술했던 간호원인지 알아 차렸다. 마스크를 벗은 그녀는 예쁘장하게


생겼다.


"예, 어제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병준이 커피를 받으며 인사했다.


"오늘 회식 있죠?"


"예. 같이 나가시는 것 아닌가요?"


산부인과는 보통 수술실과 마취과 간호원들과 같이 회식에 나갔다.


"갈까 말까 해요."


그녀는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병준이 마신 커피 잔을 받아 들고 수술 준비실로 돌아갔다.


병준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귀여운 여자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수술후의 분만실은


아수라장이었다. 수술하는 사이에 응급실을 통해 들어 온 임신 중독증 중증의 산모는 의식


이 혼미해져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중증 산모는 근래에는 보기 어려웠다. 산모


는 헛소리를 할 때 왜 상소리를 하는 것인지 병준은 의문이었다. 이 산모에게는 최대량의


분만 촉진제를 투여하고 있었으나 진통이 제대로 오지 않아 언제 분만이 될지 몰랐다. 시간


별로 소변량을 측정하고 투여하는 수액의 양을 정해야 했다. 혈압과 맥박은 15 분 간격으


로 측정하여 혈압 하강제를 주어야 한다. 대학병원에선 경련을 막으려 투여하는 약을 네 시


간에 한번 씩 주었으나 이 병원에는 그 약이 없어 두시간 간격으로 정맥 주사해야 했다. 이


모두가 인턴이 해야 할 일이었으나 다른 산부인과 의사와 마찬가지로 병준도 인턴을 믿을


수가 없어 직접 모든 것을 확인해야 했다. 삼년차 김선생은 매시간 전화 걸어 환자 상태를


물어 왔다. 궁금하면 직접 확인 할 것이지, 전화 받고 대답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과장님이 분만실에 직접 올라왔다. 어느 틈에 김선생이 자리에 나타나 계속 환자를 지켰던


것 처럼 환자 상태를 과장님께 설명했다. 결국 수술을 하기로 결정되었다. 참으로 그는 능


력있는 수련의였다. 과장님의 빠른 솜씨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마친 환자의 의식 상태는 좋


지 못했다. 신생아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할 만큼 작았다. 산모는 회복실에서 중환자실


로 옮겨지고 병준이 계속 환자를 지켜야 했다. 아수라장의 분만실을 떠나 중환자실에 들어


가 있는 것이 병준으로서는 훨씬 나았다. 조금 지루하기는하나 환자 한 명 지키면서 밀린


환자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동료 일년차에게 분만실을 인계했


다. 이제 그는 응급실, 분만실, 병실을 혼자 뛰어 다녀야 할 참이다. 이럴 때는 어려운 처지


에 빠진 동료의 약을 올려야 한다. 산모를 인계한 병준은 그에게 손을 흔들어 빠이빠이 인


사를 하고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그의 동료는 거의 울상이었다. 흰 목덜미를 가진 간호원이


산모 혈압을 재고 있었다. 뒤에선 병준에게 간호원이 돌아서며 말했다.


"혈압이 180에 120이네요. 맥박은 110번 이구요."


그녀의 이름이 미스 최였다. 병준은 혈압강하제를 사분의 일 앰플 정맥 주사하고 오 분 간


격으로 혈압을 쟀다. 혈압은 좀체 떨어질 줄 몰랐다. 이번엔 반 앰플을 정맥주사하였다. 약


간 혈압이 떨어졌다. 일단 관찰하기로 마음 먹었다. 급격히 혈압을 떨어 뜨리는 것도 위험


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미스 최가 의자를 갖다 주었다. 환자의 가슴에 연결된 심전도가 경


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심장 수축이 불규칙하였다. 병준은 리도카인을


서서히 정맥 주사했다. 허벅지 안쪽에서 동맥을 찾아 21번 바늘로 찔렀다. 몹시 부어 있어


동맥을 찾기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한번에 새빨간 동맥피가 주사기 안으로 올라왔다. 황홀


하게 붉은 색이었다. 전해질 농도와 혈액의 산도 측정을 위해 검사실로 보냈다. 심장 수축


이 정상을 찾아갔다. 병준의 처치를 미스 최가 환자 챠트에 기록하고 하였다. 그래도 병준


은 의자에 앉을 수 없었다. 김선생의 다급한 전화를 받아야 했다. 중환자실을 인턴에게 인


계하고 분만실로 들어 오라는 것이었다. 중환자실의 환자를 인턴에게 맡기기는 불안하였으


나, 그걸 모를리 없는 김선생이 분만실로 부르는 것은 무언가 분만실에 일이 터진 것이 틀


림 없었다. 병준은 인턴을 찾아 줄 것을 미스 최에게 부탁하고 수술실로 향했다. 중환자실


을 나서기 전에 그는 다시 돌아서 미스 최가 보기에 심각한 일이 생기면 자신에게 바로 연


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햇병아리 인턴 보다는 능숙한 간호원이 훨씬 믿음직했다. 미스 최


는 시원스럽게 대답해 주었다. 역시 분만실에 일이 터져 있었다. 분만한 직후인지 신생아도


아직 옮기지 못한 상태에서 산모가 하혈하고 있었다. 출혈되는 양이 많아 붉은 피가 거의


수돗물 처럼 쏟아졌다. 출혈하는 산모 만큼이나 얼굴이 하애진 김선생이 악을 썼다. 피가


아직 검사실에서 오지 않고 있었다. 동료 일년차가 혈액 검사실로 직접 뛰어 나갔다. 병준


이 장갑을 끼고 산모의 몸에 손을 넣었다. 분만 직후라 주먹 전체를 질 속에 넣을 수 있었


다. 한 손으로는 자궁을 배 위에서 눌렀다. 자궁 수축이 좋지 않아 자궁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병준은 손을 자궁 안에 넣어 납은 태반이 있는 가를 확인하려 하였다. 자궁 전체


가 물렁한 느낌을 주면서 손에 장으로 생각되는 물체가 잡혔다. 병준은 다시 확인했다. 장


이 자궁을 통해서 만져지는 것이 틀림 없었다. 병준은 당황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의식


하지 못하게 크지 않은 목소리로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로 김선생을 불렀다. 또 무엇이냐는


듯이 돌아보는 김선생에게 자궁 파열이 틀림 없다고 말했다. 김선생은 즉시 소독장갑을 바


꾸어 끼고 병준과 자리를 바꾸었다. 병준은 김 선생의 판단을 듣지 않고 바로 마취과로 연


락했다. 수술에 들어 갈 수 있는 인원은 김선생과 병준 뿐이었다. 수술실에 옮겨진 환자는


혈압이 잡히지 않았다. 피부 절개부터 들어간 후에야 피가 도착하여 수혈이 시작되었다.자


궁은 광인대 부분에 파열이 있었다. 자궁으로 들어가는 큰 혈관부터 차단한 후에 자궁을 들


어내기 시작했다. 출혈이 어느정도 잡히고 환자의 혈압이 80으로 올랐을 무렵 과장님이 수


술실에 들어 왔다. 세번째 애를 정상분만하다 생긴 것이고 아기가 건강하니까 별문제는 없


으리라고 우리에게 말했다. 다행히 보호자도 상황을 이해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김 선생은


과장님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과장님은 이런 사고는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얼마나 빨리 진단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얼마나 빨리 취하는가가 중


요한 일이라고 말해 주었다. 병준은 자신이 칭찬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환자의 상태가 안


정되가는 것을 확인한 과장님이 수술실을 나가고 나서 김 선생이 어떻게 자궁파열인지 알았


느냐고 병준에게 물었다. 김 선생은 분만 과정 상에 별 문제가 없어 자궁수축이 나빠 생기


는 이완성 출혈로 생각하였었던 것 같았다. 병준은 손을 넣어 보니 장이 바로 만져져 진단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선생님은 일이 많으신 분인가 봐요."


미스 김이 마스크와 모자 사이로 까만 눈동자만 내어 놓고 말했다. 정신없어 그녀에게 인사


조차 못했던 병준이 입을 마스크로 가린 채 그녀를 향해 눈으로 웃어 주었다.


"맞아. 이 친구, 대학병원에서도 일이 많았어. 이 친구가 당직을 서면 잠을 잘 수 있는 날


이 없었어."


김 선생이 병준을 원망하는 말투로 말했다. 김선생도 환자의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이 떨어


지자 마음의 평정을 찾은 것 같았다. 병준의 기억에도 김 선생과 같이 근무할 때면 온갖 중


환자가 다 생겼었다. 이상한 인연이었다.


"저는 김선생님 당직이면 못자는 걸루 알고 있는데요."


병준은 김선생을 원망했다. 셋은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병준은 별로 가고 싶지 않았


지만 자신과 김선생의 파견 근무가 그 명목이었으며 과장님 이하 이 병원 산부인과의 전 스


태프가 참석하는 자리인지라 자리를 빠질 수 없었다. 8시가 넘어서야 병준은 회식 장소에


도착했다. 붙어 있는 큰 건물 둘이 모두 같은 집으로 손님이 가득차 있었다. 먼저 와 있는


동료를 찾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느티나무 집은 영동에 생긴지 십년이 넘는 유명한 등


심 고기 집이며, 병원 특히 산부인과 단골집이라고 했다. 음식점은 연기에 가득 차 있었다.


회식의 분위기는 이미 파장이었다. 모두들 거나해져 뒤로 기대어 제각기 떠들고 있었다. 병


준이 방에 들어서자 과장님의 술잔을 받은 그를 김 선생이 불러 자신의 옆에 앉혔다. 술을


한잔 받고 병준은 일어서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 중에서 눈이 까만


간호원도 있었다. 짧은 시간에 병준은 많은 술을 마셨다. 일차 배를 채운 그들이 이차로 가


는 곳은 항상 일정했던 것 같았다. 과장님이 직접 계산하러 간사이에 김선생이 이차로 갈곳


을 일행에게 가르쳐 주었다. 물론 과장님은 여기서 부터는 빠지실 것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박 선생, 자네 이집 주인과 잘 아는 사이인가?"


처음에 병준은 과장님이 자신에게 묻는 것이라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로서는 처음 오는 집이였기 때문이었다.


"자네를 봐서 계산을 안하겠데내, 자네가 한번 가 보게."


자신을 뒤쫒는 김선생의 시선을 의식하며 병준은 카운터에 갔다. 무언가 착오가 생긴 것이


틀림 없었다. 병준을 봐서 계산을 음식점 주인이 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집 주인이 병준을 알 리가 없었다. 여기 오기 직전까지 병준은 이런 음식점이 있는 지도 몰


랐었다. 카운터의 아가씨는 사장님은 이층 사무실에 계신다고 했다. 병준은 이층으로 올라


갔다. 이층에도 큰 홀이 있었다. 엄청난 규모의 음식점이란 생각을 다시 하며 종업원에게


물어 사장을 찾자 사무실을 가르켜 주었다.. 병준은 망설이다가 노크를 했다. 안에서 들어


오세요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병준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섰다. 안쪽 책상에 앉


아 있던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병준을 향해 두손을 들어 올리며 크게 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누군지를 파악하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아--아. 병준은 놀라 제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다. 그녀는 바로 기수의 어머니였다.



병준과 기수 어머니: 1983년 5월1일 밤


병준은 기수 어머니를 따라 그녀의 집에까지 갔다.


"병준이는 결혼 했어요?"


그녀가 차고에 차를 넣으며 예전 처럼 반말도 아니고 존댓말도 아닌 말투로 물어왔다.


"아뇨."


병준은 그녀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싶었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도 혼자 살어. 혼자 살기엔 집이 너무 큰 것 같아."


그녀의 집은 이층 빌라였다. 현관에 깔린 대리석의 광택이 대단했다. 엉거주춤 소파에 앉은


병준의 앞에 그녀가 자신의 의자를 끌어다 당겨 앉아 병준의 두손을 그녀의 두손으로 감싸


쥐었다.


"언젠가는 병준이를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했었어. 이젠 의젓한 의사 선생님이 되시


고..."


그녀가 기수를 생각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웃으며 시작한 얘기였으나 그녀는 바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수가 군에서 사고로 죽고난 뒤에 바로 아현동 다방을 정리하고


강남으로 이사왔다. 당시는 강남이 새로 개발되기 전이었으므로 제법 넓은 집을 살 수 있었


다. 그곳에서 조그만 음식점을 차렸던 것이 마침 강남 개발 바람을 타고 이제는 엄청난 규


모로 커지며 큰 부자가 되었다. 돈 많은 과부라고 주변에서 집적거리는 사람도 많았으나 그


녀는 모든 것을 잊으려 돈 모으는 것에만 신경을 쓰며 여지껏 살아왔다. 이것이 그녀 살아


온 이야기의 줄거리였다.


"횡성 집 마당에 있던 큰 느티 나무 알아? 그래서 음식점 이름도 느티 나무 집이야..... 홍


성에 그 집은 정리했어. 할머니도 돌아 가셨고..."


그녀는 이렇게 큰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병준도 자신의 얘기를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


시고 집은 팔아 동생에게 주고 지금 혼자 산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가 군대 생활한 곳이 기


수가 사고가 났던 포항의 해병 부대였다는 말에 그녀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빨리 결혼해야겠네? 내가 좋은 아가씨 소개해 줄까?"


병준은 아직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말에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열한시를


넘어 병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 놀러 오겠다고 약속하며 현관을 나서는 병준을 그


녀가 불러 세웠다. 그녀는 병준에게 꼭 가야하냐고 물었다. 병준을 쳐다보지 못하고 물어


왔다. 병준은 안타까운 표정의 그녀 앞에서 망설였다. 그녀에게서는 아직도 좋은 냄새가 났


다. 병준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는 병준의 가슴에 쓰러져 왔다.


내 아들아, 내 아들아.


어머니 어머니


그가 그녀를 어루안았다. 병준은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병준의 손을 잡은채 침대


에 누웠다. 병준이 옆에 나란히 누웠다. 그녀가 이불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


했다. 병준도 스스로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찾았다. 살에 파뭍힌 작은 꼭지


를 가진 그녀의 가슴은 아직 그곳에 있었다. 그녀의 가슴을 끝없이 찾아 헤메던 병준이 의


미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몸을 낮추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전신으로 번져 갔다. 그는 서서히 몸을 움직였다. 그녀는 크게 출렁이면서도


끝까지 눈을 뜨지 않았다. 28세가 되고 나서야, 병준의 사춘기가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병준과 이모 1.


병준의 이모 이야기


이모가 병준과 실제 어떤 관계인지 사실 병준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젠 이모라고


불렀던 것이 습관이 되어 그녀와 어떤 인척 관계인지를 알아볼 생각조차하지 못했다. 그러


나 그녀가 엄마의 친동생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래도 그녀는 병준의 외할머니를 어머니


라고 불렀으며, 병준의 할머니도 그녀를 친딸같이 위했다. 병준의 할머니가 어려운 일이 있


을 때면 할머니는 병준보다도 그녀와 먼저 찾아 상의하곤 햇다. 그것은 둘이 모두 여자라서


뜻이 잘 맞아서 일 수도 있고 또 집안 문제를 상의하기에는 병준이 너무 어려서 일 수도 있


었다. 그렇다고 이모의 나이가 병준보다 훨씬 많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병준보다 겨우


네 살 위였다. 이상한 것은 병준도 그녀가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줄로만 알고 있엇다.


그렇게 느껴진 것은 그녀의 태도가 누이라기보다는 엄마와도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기


도 했다. 겨우 네 살 위인 것을 알고는 병준도 그녀를 이모라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


다. 그녀는 병준이 어렸을 때 부터 그의 집에 자주 놀러왔다. 특히 방학기간에는 거의 병준


의 집에서 같이 지냈다.


병준은 그 사고로 어깨와 팔을 심하게 다쳤었다. 팔에는 기부스를 하고 어깨에는 갑옷 같은


보조구를 끼어, 병준은 두손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병준은 모든 일에서 이모의 도움


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화장실 가는 일과 목욕(기부스를 한 기간이 길어지자 목욕


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을 해야 할 때는 무척 난처하였다. 처음엔 동생 학준이가 병준이를


돌보았으나 녀석은 거의 짐에 붙어 있는 경우가 없어 이모가 결국 그 일마저 맡게되었다.


이모는 병준보다 4살 위로 일년 전에 결혼하였으나, 당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병준의


집에 와 있었다. 아기가 없는 이모는 특별히 하는 일이 없었으므로 퇴원한 병준은 주로 이


모의 간호를 받게 되었다. 그녀는 정말로 병준을 잘 돌봐 주었다. 목욕을 위해 욕조에 물을


받아 놓았을 때 학준이 웬 전화를 받고 금방 돌아 온다며 급히 밖을 나갔다. 병준은 이모가


타올을 들고 병준을 욕실까지 부축해 줄 때도 이모가 자신을 씻겨준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


다. 그러나 집에는 이모 외엔 아무도 없었고 한번 뛰어 나간 학준이 바로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병준이 익히 아는 사실이라 머리만을 이모에게 감아 달라하고 목욕은 다


음 번으로 미룰 생각이었다. 그러나 욕실에 따라 들어 온 이모는 병준의 웃옷을 벗긴 후 생


각도 않고 있던 병준의 허리끈을 풀러 버렸다. 병준은 두손을 움직일 수 없어 흘러 내리는


바지조차 추수리지 못했다. 병준은 하의 안에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혼자 입고 벗는 것


이 부자유스런 그가 팬티까지 입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모 앞에 팬티조차 걸치


지 않은 알몸이 된 병준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병준은 이모를 등지고 돌아섰다. 자신


이 발가 벗고 섰다는 사실 만으로도 병준의 몸은 이미 팽창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난처


해 뒤돌아 선 병준의 엉덩이를 이모가 철썩 소리나게 때렸다.


"뭐해 물에 들어가지 않고."


그러나 막상 욕조에 들어가 기부스를 한 두손을 욕조 턱에 걸치고 앉은 상태가 되었어도 불


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맑은 욕조 물에 잠긴 병준의 남성이 그대로 모습을 들어 내었다.


어느 손으로도 어떤 방법으로도 노출된 자신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은 무척 난처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모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아 병준을 편하게 해 주었다. 이모는 앉은 병준의 눈


에 비눗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며 머리를 먼저 감겨 주었다. 상쾌한 기분에 노래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다음엔 목욕 타월에 비누를 칠해 병준의 등과 가슴을 닦았다. 샤워를 틀


어 등과 가슴의 비누를 닦아낸 이모는 병준을 일으켜 세웠다. 병준으로서는 정말 난처한 처


지가 되었다. 커진 남성을 들어 내 놓을 수도 없고하여 엉거주춤 선 자세가 되었다. 그렇더


고 몸을 구부린다고 감추어 지는 것도 아니어서 병준은 큰 마음 먹고 바로 섰다. 이모 역시


병준의 하체를 닦을 때는 약간 난처해 하는 기색이 있었다. 몸에 비누칠을 하면서 성기 부


분은 굳이 피해 먼 곳만을 계속 씻어 주었다. 그러나 엉더이 사이와 허벅지 안쪽을 닦을 때


는 자신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한번 허벅다리를 문지르던 수건이 가슴 부위로 올라오며 병


준의 성기를 건드리자 병준은 더 못 참고 다시 발기되기 시작하였다. 병준으로서는 무척이


나 곤란한 상태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생각하며 병준이 자위한 적이 많았다. 그


것이 이 순간 현실로 닥쳐온 것이다. 그녀는 다리 쪽으로 손을 내리며 다시 병준의 남성을


건드렸다. 참으려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고 병준의 남성은 그만 잔뜩 발기되고 말았다.


망설이기보다는 사과하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되어 말했다.


"미안해요. 너무 오래돼서 그래요."


"뭐가?"


돌아서서 타월에 다시 비누칠하던 이모가 물었다. 대답하기 곤란한 병준은 늠름하게 서 있


는 병준의 남성을 내려다보았다. 이모는 소리 없이 웃었다. 약간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당연하지 뭘. 그럴 줄 알았어."


"혜숙이말고는 여자 친구가 없니?"


이모는 병준과 혜숙이와 헤어진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혜숙이 말고도 만나던 애들이 몇


있었으나 병준은 그저 고개를 끄떡이고 말았다. 이모는 다시 병준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더 몸의 중심부에 가까이. 사고가 난 후에 병준은 손으로 자신의 몸을 만질 수


조차 없었다. 한 두번 몽정을 한 적은 있었다. 속옷에 묻은 흔적을 빨래해 주던 이모가 눈


치채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있었으나 이모는 한번도 내색을 한 적이 없었다. 이모는 말없이


다시 병준의 가슴부터 타월로 문질렀다. 이모의 손이 가슴부터 아래로 내려옴에 따라 병준


은 병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었다.


"얼마나 됐니?"


이모가 말했다. 이번엔 병준이 물었다.


"뭐가?"


이모는 소리 없이 웃었다. 병준은 눈을 감고 대답했다.


"두달. 두 달도 넘었을 걸."


"지내기 힘들겠네?"


병준을 놀리는 것인가 하여 눈을 뜨고 이모를 보았다. 이모는 눈으로 웃고 있었지만 놀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타월을 쥔 이모의 손이 다시 병준의 허벅지 쪽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


번에는 팽창된 병준의 남성을 쓰다듬듯이 머물렀다가 지나갔다. 소리가 나올 것 같은 충동


을 억지로 참았다. 온몸이 폭발할 것 같은 긴장으로 굳어져 왔다.


"그럼 내가 도와줄까?"


이모는 욕조 턱에 걸터앉으며 병준에게 물었다. 도와준다고, 무엇을? 그러나 병준은 아무


말하지 않고 눈을 감으며 욕조에 깊이 몸을 누였다. 공상 속에서만 있던 일이 실제 병준에


게 벌어지려하다니 병준은 믿을 수 없었다.


"대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약속해."


"혜숙이가 화내겠다."


이모는 만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혜숙이를 들먹였다. 이모의 손이 병준의 남성을 건


드렸다. 망설이 듯 살며시 병준을 쥐었다가 놓았다. 병준은 소리내지 않으려고 이를 물었


다. 그러나 병준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려졌다. 욕조 턱에 걸터앉은 이모는 왼손으로 병준의


고환을 받쳐들고 오른 손으로는 다시 비누 묻힌 타월로 고환 밑을 문질렀다. 팽창한 병준의


남성은 목욕물 위로 뻗혀 나왔다. 이모는 타월을 놓고 손으로 귀두를 쥐었다.


"너무 작죠?"


이모는 그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술해야겠네."


병준은 그때까지 포경 수술을 받지 않아 발기가 되도 귀두 아래 부분은 피부로 덮여 있었


다. 이모는 그 피부를 쥐고 아래위로 흔들었다. 피부는 귀두에 덮였다가 벗겨졌다 하며 병


준에게 참을 수 없는 느낌을 주었다. 30초도 지나지 않아 병준은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며


폭발하고 말았다. 뒤통수까지 저린 느낌이 전해 왔다. 천장을 향해 쏘아진 정액은 이모의


얼굴에까지 튀었다. 기부스에 싸인 팔도 아파 왔다. 긴장이 일거에 풀리며 온몸이 나른해져


왔다. 이모는 아직 병준의 남성을 쥐고 마지막 한 방울의 정액까지 훌터냈다. 그리고는 다


시 비누 타월 그곳을 깨끗이 씻어 주었다. 귀두를 덮은 피부를 밀어 올리고 안쪽까지.


"비밀이야. 약속하지?"


이모는 다시 다짐을 받으려 하였다. 대답할 기운조차 없던 병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모는


병준을 일으켜 세우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었다. 그리고 바지를 입혀 주었다.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허리를 매준 이모는 옷 위로 병준의 남성을 지긋이 누르며 병준을 올려


다 보았다.


"좋았어?"


그러나 병준은 그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또 얼마나 이모에게 고마웠는지 도저히 말할 수 없


었다.


"절대 비밀이다."


이모는 재차 다짐하며 내가 침대에 가 눕는 것을 부축해 주었다. 침대에 누운 병준은 깊이


잠들었다. 다음 부터의 목욕은 이모에게나 병준에게나 훨씬 쉬워졌다. 병준으로서는 집안에


아무도 없기만을 바랐다. 둘만의 비밀을 갖기 쉬워서였다. 병준을 씻길 때 옷에 물이 튀는


것을 귀찮아 하던 이모에게 병준은 기브스한 두팔을 흔들며 장난처럼 말했다.


"이모도 벗으면 돼잖아."


옷을 다 벗어도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뜻이었다. 이모는 그말에 얼굴


을 붉혔다. 그러나 나이 겨우 네살 아래인 대학생 조카 앞에서 옷을 다 벗기는 어려웠던 모


양이었다. 이모는 결국 겉옷만을 벗었다. 투명한 슈미즈에 브래지어와 작은 팬티가 훤히 비


쳤다. 이모는 병준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병준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 난 나간다."


병준은 의식적으로 다른 곳을 쳐다보아야 했다. 그러나 흘긋흘긋 보아서도 이모의 훌륭한


몸매를 충분히 마음 속에 그릴 수 있었다. 병준은 이모가 흰 팬티를 입는 것이 좋았다. 그


것이 가장 크기가 작았고 또 천이 얇아 검은 음모까지 얼비쳤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병준이


의식적으로 물을 튀겨 이모의 슈미즈가 다 젖어 버렸다. 이모는 할 수 없다는 듯이 그것을


벗었다. 브래지어와 팬티까지 젖어 거의 알몸을 다 내보인 상태가 되었다. 병준은 작은 팬


티속에 숨은 앞뒤의 긴 홈까지 확인 할 수 있었다. 당연히 병준의 남성은 힘차게 끄덕였다.


이모 역시 자신의 몸을 병준에게 보인다는 것이 자극이 된 것 같았다. 그날 이모는 병준의


목을 한손으로 안고 뺨을 병준의 뺨에 대고 병준의 가슴에 부드러운 천으로 비누질 하였다.


둘다 끄덕이는 병준의 물건을 같이 내려다 보았다. 갑자기 병준이 고개를 돌려 이모의 뺨에


입술을 댔다.


"얘가."


병준을 야단치면서 이모도 싫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이윽고 이모의 손이 병준의 물건을 잡


았다. 병준은 이모의 손길 어쩐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전에는 빨리 끝내기 위해


계속 빠른 자극을 주었는데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조금 자극하다가 병준이 폭발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 이모는 다시 천에 비누칠을 하는 등의 시간을 끌었다. 병준은 안타까움에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이모는 병준의 눈치를 보았다. 옆에 앉은 이모가 욕조에 걸터앉아 다리


를 약간 벌리고 있어 팬티 위로도 이모의 비부의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손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몰랐다. 병준은 용기를 내어 이모를 불렀다.


"이모."


긴장으로 갈라진 것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왜?"


병준은 망설였다.


"왜?"


"나 그냥은 안될 것 같아."


이모의 손이 병준의 허벅지를 스치고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이모의 손이 병준의 성기를 피해 아랫배로 올라갔다.


"진짜로 하고 싶어."


말을해 놓고 병준은 이모의 눈치를 살폈다.


이모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병준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그건 안돼."


"왜?"


다시 이모는 말이 없었다. 이모가 병준의 목을 감은 손에 힘을 주었다. 병준의 얼굴을 끌어


병준의 귀에 이모가 속삭였다.


"나는 결혼했어."


그것은 병준이 생각 못했던 대답이었다.


"아무도 모르잖아."


병준이 우겼다.


"그래도 그건 안돼."


병준은 욕조에 우뚝 섰다. 병준의 남성이 욕조에 걸터 앉아 병준을 올려보는 이모의 얼굴


앞에서 끄덕였다.


"이모."


병준이 애원했다. 이모는 자신의 얼굴 앞에서 끄덕이는 병준의 물건을 피하지 않았다.


"한번만..."


병준이 다시 졸랐다. 병준의 물건이 흔들리다 이모의 코 끝에 닿았다. 이모는 두손으로 그


것을 움켜 쥐었다. 그리고는 입에 물었다. 이모의 돌연한 행동에 놀란 것은 병준이었다. 자


신의 몸 끝이 이모의 입에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이모는 마치 맛있는 사탕을 빨아 먹듯 병


준의 남성을 빨았다. 병준은 두팔을 허수아비 마냥 벌리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이 안타


까웠다. 병준은 허리를 움직여 자신의 남성을 이모의 입에 밀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병준의


남성을 쥐고 있던 이모의 손이 병준의 엉덩이를 둘러 안았다. 그리고 앞 뒤로 병준의 몸을


흔들며 병준의 물건을 입안에 넣었다 뺏다를 반복했다. 그것은 정상적인 결합과 느낌이 크


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병준은 억제할 수 없는 힘으로 이모의 입에 자신의 체액을 쏟았다.


이모는 마지막 한 방울의 체액까지 모두 흘러나올 때 까지 기다렸다.


"됐니?"


이모가 웃는 얼굴로 병준의 얼굴을 올려 보았다. 병준으로서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


었다. 병준는 이모가 떠나기 전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할머니와 이모는 많은 이야기


를 나누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 같았다. 일년 이상을 별거하던 이모부와 다시 합치기가 이모


도 쉽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가끔 이모의 숨죽여 우는 소리, 할머니의 한숨 소리 그리고 할


머니가 이모를 달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모의 결혼생활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병준도 더 말할나위 없이 컸지만 이모가 떠난다는 생각에 병준도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병


준이 다쳐 움직이지 못할 때 이모는 진실로 병준의 수족처럼 움직여 주었다. 혜숙과도 헤어


진 병준에게 이모는 부모였고 또 애인이었다. 병준은 기부스를 풀 때, 이제 더 이상 이모의


도움과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꼈을 정도였다. 병준이 눈을 뜬 것은 주


위의 수선함 때문이었다. 아직도 밖은 어두웠다. 옆방의 할머니께서 일어나시며 옷을 입고


계셨다. 할머니와 이모는 매일 아침 새벽기도에 나갔었다. 병준는 그대로 누워서 주위의 동


정을 살피고 있었다. 오늘도 둘이 같이 가겠지 생각하고 있었으나 할머니는 이모가 오늘 먼


길을 떠나니 준비할 것도 있고 또 피곤하기 쉬우니 더 자다 일어나라고 이모를 말리고 있었


다. 그러나 할머니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살 때는 이모도 잠깐 일어났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할머니의 발소리가 멀어져가고, 이모는 곧바로 자리에 돌아와 눕는 것 같았다. 병준는 숨을


죽이고서 얼마 동안을 그대로 있었다. 주위는 다시 적막에 감싸였다. 병준는 가만이 눈을


뜨고서 방문 쪽을 바라다 보았다. 그리고 망설였다. 이모 방에 들어 갈까? 동생 학준이는


어제도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와 정신 없이 자고 있다. 녀석은 집안 일에는 정혀 관심이 없었


다. 내버려두면 12시가 넘어야 일어날 것이다. 병준은 이대로 이모를 보낼 수는 없었다. 병


준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를 지나 이모 방으로 갔다. 소리 없이 방문을 열었다. 어


둠으로 이모의 모습이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돌아 누운 형태만 들어올 뿐이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들렸다. 병준는 그녀의 옆으로 갔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반쫌 걸


친 이불을 들치고 몸을 옆으로 뉘였다. 병준의 손이 떨려 손을 어디에 놓아야할 지 망설여


졌다. 병준는 숨을 죽이면서 자산의 한쪽 손을 그녀의 허리에 을려놓았다. 부드러운 그녀의


잠옷의 감촉이 느껴졌다. 병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손을 이모의 가슴 근처로


밀어 올렸다. 손가락 위쪽으로 도툼한 이모의 젖가슴의 아래 부분이 닿았다. 아직도 그녀는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병준는 그녀의 잠옷 속으로 넣었다. 얇은 내복이 느껴져 그마


저 위로 올렸다. 찬 손이 닿아 이모가 놀래 깰 것 같아 자신의 손이 따뜻해지길 한참을 기


다렸다. 역시 이모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이 바로 병준의


손에 닿았다. 조금 더 힘을 주어 위로 올리자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 전체가 손 안에 들어왔


다. 병준는 손바닥을 펴고 그것을 덮어 보았다. 너무나 부드럽고 탐스럽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그것을 살며시 쥐었다. 병준은 그녀의 젖꼭지를 찾았다. 잠들은 상태에서도 이모의 젖


꼭지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 말랑하여 젖가슴의 다른 부위에 거의 느낌이 같던 것이 점차


위로 떠오르며 단단해졌다. 이모가 몸을 약간 뒤척이는 것 같았다. 병준은 놀라 움직임을


멈추었다. 조용히 이모의 숨소리에 신경을 집중했다. 병준은 이쯤에서 이모가 깨어나는 것


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준은 몸을 반쯤 일으키고 그녀의 가슴에다 얼


굴을 묻었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의 가슴 전체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이모의 몸이 조금 움


직이는가 싶더니 잠이 깼다.


"병준아."


그녀의 목소리는 입 안에 잠긴 듯 나직하면서 긴 여운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잠에


서 깨어났으며 병준의 졉근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놀라는 기색이 거의 없었다.


"이모"


``이모, 어쩔 수 없었어."!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병준의 머리를 들어 자신의 벼게에 같이


눕도록 했다. 병준은 이모를 바로 보기가 두려웠다. 자신도 모르게 이모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병준아. 이러면 안 돼."


"이모...."


병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완전히 상체를 그녀의 위로 올렸다. 그녀의 허리를


껴안음과 동시에 입술을 다시 한번 빨았다. 그녀는 아직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다고 뿌


리치지도 않았으며 아직도 자신의 가슴을 쥐고 있는 병준의 손을 밀어 내려 하지도 않았다.


"병준아, 이러지 마."


"이모 이해해 줘, 어쩔 수 없어."


"할머니께서 아시면 어떵게 할려고 그래?"


"할머니 나가셨잖아.."


"그렇지만 이러는 것은 안돼.."


"그래도 나는 참을 수가 없어."


병준의 호흡은 거칠고 얼굴은 달아 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모도 마찬가지였다. 병준


는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잠옷을 위로 밀어 올렸다. 간신히 병준이 그녀의 잠옷을 가


슴 위로 올렸을 때, 그녀의 한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감쌌다. 병준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


다. 결국 그녀의 손은 병준의 힘에 밀려났고 이모 입술을 빨고 있던 병준의 입은 그녀의 가


슴을 입에 품었다.


"아,,,,,, 아. 안돼, 병준아".


그러나 병준는 그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오히려 병준의 손은 그녀의 잠옷 속의 얇은 속옷


까지 끌어 올려 왼쪽의 가슴마저 밖으로 꺼낸 다음 그것을 쥐고 말았다. 병준이 그녀의 가


슴을 빨면서 한쪽 가슴을 손으로 감싸쥐자 그녀의 입에서는 다시 한번 신음 소리가 나왔다.


"아,,,, 아. 병준아, 그만 이제 그만."


"이모...."


그때 병준는 완전히 자기 몸을 그녀의 위에 올리고 있었다. 병준의 발기된 중심은 그녀의


은밀한 곳에 닿아 있었다. 병준은 단단한 자신의 몸 끝을 부드러운 곳을 향해 눌렀다. 이모


가 몸을 피했다. 그것은 다시 위치를 찾기 위해 이모의 양 다리 사이를 헤메였다. 병준이


다시 그녀의 입에 키스를 하자 이모의 신음 소리는 목 안에 잠기고 말았다. 병준는 자신의


혀를 그녀의 입술에 밀어 넣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내뱉지도 않은 상태로 계속


몸을 뒤채었다. 병준의 숨은 턱에 닿아 있었다. 그는 이모의 가슴을 쥐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팬티를 밑으로 내렸다. 그러자 단단한 병준의 중심이 그녀의 팬티 위에 꽂혔


다. 이모는 계속 신음하면서 자꾸만 병준의 중심을 자기의 은밀한 곳에서 피하려 하였다.


"병준아, 이러면 안 돼, 마음을 진정시켜."


"이모 받아줘."


"안 돼, 그것은 안 돼"


"만져준 적도 있었잖아."


"그건 달라."


이미 대화는 무의미했다. 병준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잠옷 바지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그녀의 잠옷 속으로 넣었다. 이모는 잠옷 속에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부드


러운 그녀의 음모가 잡혔다. 병준는 그것을 만졌다. 그곳은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병준


는 마음이 급했다. 자신의 손이 조금만 내려가면 그녀의 은밀한 곳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


다. 그러나 일단 잠옷을 벗기는 것이 더 급했다. 그의 손이 이모의 바지 앞부분을 끌어내리


고서 다시 손을 그녀의 엉덩이에 들이밀어 가까스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의 잠


옷바지는 허벅지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몸부림쳤다.


"병준아 안돼,"


"이모, 어쩔 수 없어."


"안돼, 병준아.*


병준는 그때 자신의 발을 올려 그녀의 바지를 완전히 벗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다시금 그녀의 비밀스런 곳에 가져 갔다. 그녀는 다리를 오므려, 쉽게 그곳에 접근할 수 없


었다. 병준은 이모의 손을 끌어 자신의 물건을 잡도록 했다. 이모의 손 등에 단단한 병준의


물건이 닿았다. 그러나 이모는 그것을 쥐지 않았다. 병준은 그것으로 이모의 손 등을 밀었


다. 그것은 이모의 손에게 나를 잡아 달라고 애원했다. 병준의 손은이모의 엉덩이를 쓰다듬


었다. 깊은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이모의 긴장이 풀리기를 기다렸다. 병준은 자신의 다리를


이모의 허벅지 사이로 밀어 넣었다. 병준의 힘에 못이겨서인지 병준의 허벅지는 이모의 음


밀한 곳에 접근할 수 있었다. 허벅지에 까실한 느낌이 들 때까지 다리를 밀어 넣었다. 병준


의 허벅지 살에 이모의 소중한 곳은 마구 뭉개졌다. 그곳은 이미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그녀의 행동과는 달리 미끈거리는 액체에 젖어 있었다. 병준은 손을 자신의 허벅지와 그녀


의 은밀한 곳 사이로 밀어 넣었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상층 부위를 지긋이 눌렀다. 이모는


뿌리치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가 좁은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계곡 좌우의 꽃잎은


물기를 가득 머금고 밀고 들어 오는병준의 손가락에 길을 비켰다. 이윽고 병준은 깊은 동굴


을 발견했다. 동굴 입구의 작은 돌기들이 외부의 침입을 막으려는 듯 서 있었으나 미끄러지


듯 달려드는 병준을 막을 수 없었다. 병준의 손가락이 동굴로 빠져 들어갔다.


"`아,,,,,, 아 병준아."


그녀의 탄성은 긴 여운을 남겼다. 그때 병준는 다시 한번 그녀의 입에 키스를 하였다. 그러


자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병준의 혀를 빨아들였다.


"도와줘...이모"


그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병준은 이모의 은밀한 곳에 들어가 있는 손을 슬며시 뽑아


내고서 자신의 딱딱한 그것을 그녀의 중심에 밀어넣었다. 그러나 이모는 다시 두 다리를 조


이면서 한사코 병준의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병준의 중심은 그녀 음모 사이에 걸


쳐 있었다.


"`이모, 받아줘."


그녀는 대답대신 머리를 흔들었다.


병준가 마지막 고지에서 허덕이며 다시 그녀의 유방을 빨았다.


"`병준아, 그만. 이제 그만해."


"`안 돼. 이모,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병준아, 이제 됐어."


"`아니야, 나는 완전한 관계를 원해."


"그것은 안돼."


"어쩔 수 없어, 이모 받아줘. 나는 정말로 이모를 사랑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널 사랑해."


이모는 병준의 머라를 쓰다듬었다.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자."


"어떻게"


"지난번 처럼 해 줄게."


"그건 싫어, 난 이모와 진짜 결합하고 싶어."


병준은 욕심을 냈다.


"병준아, 그건 안돼."


"무리는 하지 않을게, 가만히만 있어줘 그리고 다리에 힘 좀 빼줘."


병준는 그 말과 함께 그녀의 양다리를 벌려보았다. 조그만 틈이 생기며 병준의 중심은 그녀


의 은밀한 곳에 밀착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꽃잎 속에 자신의 성기가 삽입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녀의 음모를 지나 이모의 비경 입구에 닿아 있을 뿐이며, 그곳에서 흘러


나온 음액이 자신의 성기에 묻을 정도였다. 두 사람의 몸은 불같이 달아올랐고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었다. 병준는 마지막 힘을 쓰면서 자신의 성기를 그녀의 은밀한 곳에 넣어보려 몸


부림쳤다. 조금만 더하면 병준은 삽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병준아, 잠깐만."


병준는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이 밑으로 내려오면서 병준의 성기를 잡았


다 그리고는 그것을 한번 꽉 쥐더니 자신의 음액이 묻어 미끌거리는 곳에 병준의 남성을 상


하로 문질렀다. 병준는 미칠 것만 같았다. 마치 그녀의 손 안에 들어 있는 자신의 성기가


이모의 몸에 들어간 착각이 들었다. 그녀의 꽃잎 위를 부드러운 그녀의 손에 잡혀 몇 번을


움직였다. 그러나 병준의 남성을 잡은 손을 결코 놓아 주지는 않았다. 이제 이모는 방향을


바꾸어 점차 빠른 속도로 병준의 남성을 아래 위로 훏었다.


"`아.,,,,.악, 이모."


병준는 드디어 사정을 하고 말았다. 병준의 정액은 이모의 배와 가슴 턱에 까지 튀었다. 병


준의 몸은 몇 번을 꿈틀거리더니 그대로 이모의 위에 쓰러졌다. 이모는 병준의 가쁜 호흡이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그 상태로 기다렸다.


"미안해, 이모.."


병준은 이모의 가슴에 파고 들며 사과했다. 이모는 병준을 다시 안았다.


"괜찮아. 도리어 내가 미안해. 네 말을 들어주지 못해서...."


이모는 줄어드는 병준의 남성을 놓지 않았다. 도리어 그것이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물건인


듯 두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이모. 난 솔직히 말하면 이모가 가는게 싫어."


이모는 말없이 병준을 끌어 안았다. 알 수 없는 설움을 병준이 들어 삼켰다. 밖은 벌써 밝


아 있었다. 병준의 할머니가 돌아올 시간이었다 그녀는 슬며시 병준의 몸을 옆으로 밀면서


병준을 일으켜 세웠다.


"학준이는 아직 자. 골아 떨어졌어."


병준은 이모를 안심시키려 했다. 이모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할머니께서는 여덟 시가 넘어서야 돌아오셨다.


"준비 다 됐니?"


"네."


이모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병준이하고 학준이는 일어 났니?"


할머니가 형제의 방에 들어섰다. 병준은 그제서야 깬 듯 눈을 부볐다.


"학준이 깨워라. 오늘 너희 이모가 가니 아침이라도 같이 먹자."


이모의 가방을 들고 병준이 앞서 걸어갔다. 할 말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큰 길로 나서자 이모가 병준의 팔에 손을 꼈다. 둘은 연인처럼 걸었다.


"제주에 놀러 올래?"


이모가 짐짓 명랑한 목소리로 물었다.


"물론이지. 난 아직 제주도 가 본적이 없어. 굉장히 좋다던데."


"살기는 좋은 곳이지.... 네 이모부가 말썽만 안 피운다면"


이모가 웃었다. 병준이 보기엔 이모부는 좋은 사람같았다. 부잣짐 아들이고..., 잘 생기


고.....호탕하고.... 그러나 할머니는 결혼 전부터 이모부의 그런 점을 모두 싫어했다. 이유


는 바람기가 있을 것이라는 것 뿐이였다. 실제 이모부는 바람을 피웠으나, 병준의 생각에는


자세히 내막을 알지는 못하나 그정도는 이모가 참을 수도 있는 일이였던 것 같았다, 시부모


와의 마찰도 보태져 별거한지 거의 일년이 되었다. 이번에 이모부가 사업장을 제주로 옮기


면서 둘이 다시 합치기로 한 것이었다. 공항 커피숍은 한가하였다. 둘은 창가에 마주 앉았


다. 병준은 어렸을 때부터 가끔 서울역이나 용산역에 나가 떠나가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을


혼자 바라보곤했다는 얘기를 했다. 공항에 왔기 때문에 문득 옛 생각이 나서 별 뜻없이 한


얘기였는데 이모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얘기를 들었다.


"병준아. 너 혜숙이 다시 만나라. 그애 괜찮은 애야."


이모는 병준의 손을 잡으며 당부했다.


"왜 그 애와 헤어졌는지 얘기 들었어. 네가 잘못했다는 것은 너도 알잖아. 그 애 한테 사과


해. 그 애는 아직 널 좋아하고 있어."


병준은 말없이 그얘기를 들었다. 자신이 지나쳤다는 것은 병준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제와서 찾아가 사과할 마음도 별로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자리에서 이모에게 그런 얘기를


하기도 어려워 잠자코 듣기만 했다. 날개에 밝은 불빛을 번쩍이며 이륙하는 큰 비행기가 있


었다. 이모의 눈이 비행기를 따라 하늘로 올라갔다. 이모가 고개를 들자 흰 목덜미가 눈부


셨다. 긴 머리가 출렁였다. 비행기는 무서운 속도로 사라졌다. 비행기를 시야에서 놓친 둘


은 이제 서로 마주 보았다.


"정말 그동안 고마웠어요. 이모."


병준은 커피잔을 들여다 보며 말했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야."


이모가 병준의 손을 두손으로 감쌌다.


"나도 즐거웠어."


"오늘 아침엔 정말 미안했어요."


병준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괜찮아."


이모는 쿡쿡 소리죽여 웃었다.


"그래서 넌 꼭 여자 친구가 필요해. 혼자서는 못 참잖아."


이번엔 도저히 못 참겠는지 손으로 입을 가렸어도 웃음 소리가 새 나왔다.


"할머니는 쓸데없는 걱정도 많으셔. 얼마나 밝히는 손자인 줄은 모르시고..."


병준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병준이 의아해 하자 이모가 덧붙였다.


"이젠 걱정 안하셔. 내가 얘기했어."


병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우리 얘기 말고....."


이모도 당황했다.


"하여간 이젠 걱정 안하실 꺼야."


병준은 혜숙과의 관계를 할머니에게 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모에게 직접 들킨 적도 있어 할 말이 없었다.


"학준이가 걱정이다. 이제 좀 철이 들어야 할텐데. 넌 좋은 대학 다니니까 걱정 없지만."


병준이 생각하기에는 학준이 마음 잡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병준이 알


기에 학준이는 단순한 불량배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아현동에서 이름난 주먹이었다. 덕분


에 아현동에서 병준에게도 시비걸 수 있는 건달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나 이제 들어 갈게. 방학 때 할머니도 모시고 꼭 놀러와. 도착하면 바로 전화 할게. 할머


니께 걱정마시라고 그래 줘. 나 이제는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애."


이모는 남자처럼 병준의 손을 잡아 흔들며 씩씩하게 말했다.탑승구로 돌아 들어가는 이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병준은 웬지 화가 나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에서거나 자신을 남겨 놓고


떠나는 모든 것은 병준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기숙사에서 짐을 싸갖고 집에 돌


아 온 날 병준은 이모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는 집에 전화를 자주 했었던 모양이다. 집안


사정에 대해 그리고 병준에 대해서 이모는 잘 알고 있었다. 병준이 집에 돌아 오는 날 까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병준이 이모의 전화를 직접 받은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이모는


시험도 끝났으니 제주에 놀러오라고 당부했다. 좋은 일을 많이 만들어 주겠다고도 했다. 이


모의 전화를 받은 병준은 불현듯 이모가 그리워졌다. 이모가 병준에게 보여주었던 따뜻한


사랑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병준은 입대하기 전에 이모를 안나기로 마음 먹었다. 제주


까지 김포 공항에서 한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행 가방을 찾아 출구를 나서며 이모


가 어떻게 변했는 지 궁금했다. 사년 전 이모가 서울을 떠날 때만 해도 이모는 참 예뻤다.


큰 키에 옷차림도 세련되어 병준 또래의 여학생보다 훨씬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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