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골목길에서 그녀를 마주쳤을 때, 나는 눈을 뗄 수 없었어. 밀착된 티셔츠와 스키니진이 그녀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고, 걷는 걸음 하나하나가 마치 의도적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것처럼 느껴졌지. 그녀는 그런 시선을 모른 척하지 않았어. 오히려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는 너무나도 도발적이었지.

'어머, 나한테 인사도 안 하고 그냥 지나가면 섭섭하지 않아요?' 그녀가 한 걸음 다가와 낮게 속삭이듯 말했어. 그 순간 그녀와의 거리는 너무나 가까웠고, 그녀의 눈빛은 단순한 농담으로 끝날 분위기가 아니었어.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그녀는 먼저 손을 뻗어 내 손목을 살짝 잡았어. '시간 있어요? 나랑 잠깐 얘기 좀 할래요?' 그 말에 심장이 미친 듯 뛰기 시작했지.

그녀와의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녀는 작은 동작 하나하나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어. 손끝이 내 팔을 가볍게 스칠 때마다 전기가 흐르는 듯했고, 그녀의 목소리는 내 머릿속을 어지럽혔지. 이건 단순한 대화가 아니었어. 그녀는 이미 모든 걸 지배하고 있었고, 나는 그저 그녀가 끌어당기는 대로 따라갈 뿐이었지.